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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비: 실상사 사운드스케이프

매장재고

정만영 - 소리비: 실상사 사운드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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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DISC 001
TRACK LIST 테이블
No. 곡명
01 새벽을 울리는 범종
02 보광전 앞·돌수곽
03 극락전 숲으로
04 보광전 아침 예불
05 뻐꾸기 날아간 곳
06 작은 실상사, 극락전 가는 길에 극락천
07 비를 피해 비닐 하우스로, 그리고 소리비
08 요사채, 넓은 나뭇잎을 흔드는 비
09 밤개구리
10 해탈교 위에서 실상사를 바라보다
11 백로 송림 서식지
12 화림원의 오후 바람
13 가득 익은 황금 가을, 참새
14 저녁 멀리 멀리
15 풀벌레 반야심경
16 생명의 소리
미디어
: CD
미디어코드안내
수입구분
: 라이센스
디스크 수
: 1 Disc
제조국
: 한국

음반정보

소리의 문을 여는 집

어머니 자궁 속에서 태아는 20주가 되어서야 청각이 생긴다. 이때 태아는 스포츠카의 굉음에 버금가는 소음을 듣는다고 한다. 우주의 생성 또한 완전한 무와 침묵 속에서 이루어졌다 해도 팽창과 진화 과정에는 분명 거대한 소음이 동반했으리라. 이 거대한 소음 덩어리는 시지각의 출현과 마찬가지로 관념이라는 인간의 지각 활동으로 포착되며 점차 윤곽을 갖고 차이가 드러난다. 아는 만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는 만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현대 미술가에게 사운드는 정치, 신념체계, 테크놀로지, 커뮤니티, 그리고 미술 그 자체 등 미술 행위의 새로운 반경에 떠오른 중요한 소재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조각을 전공한 정만영의 사운드 작업이 물성에 대한 직접적 조작을 넘어 지역 연구 및 퍼포먼스가 수반되곤 하는 이유도 그런 동시대적 시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정만영의 작업은 사운드와 조각적인 입체물을 이용한 설치미술의 형태는 물론 이를 위한 필드 레코딩 작업이라는 행위, 그리고 그 결과물을 도큐멘트화하는 음원 CD의 발행 및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웹사이트 소리 지도 제작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15년 그가 참여한 ‘초량 1925 프로젝트’와 ‘실상사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사운드 스케이프 작업은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음악가 및 여러 시민이 참여한 투어 프로그램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식민지풍 가옥과 역사 공간을 답사하며 오래된 물건이 지닌 기억을 간단한 조작과 함께 청각적인 경험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은 관람자로 하여금 새로운 시선으로 그 장소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만들었다.

오뉴월 이주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정만영 한옥의 목조 구조와 수도관을 활용하는 사운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한옥 전시장의 함석지붕과 처마에서는 녹음된 빗소리가 쏟아져 내리고 소나무와 청동이 부딪쳐 울리는 실상사 종소리는 용마루와 서까래를 비롯한 한옥 전체를 휘감으며 진동한다. 기존의 제주 정방, 천지연 폭포나 설악의 비룡, 용소, 육당 폭포에서 채집된 소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들려줄 산사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사운드는 우리가 늘 마주치는 소리들의 근원을 사유하게 만든다. 파르르 떨리는 문틀과 함석지붕을 통해 회절(回折)되어 울리는 이 침묵과 소음의 변주를 통해 우리는 태아가 처음 소리를 감각했을 때의 경이를 상상케 된다. 전시를 맞아 지리산 실상사와 그 주변에서 필드 레코딩으로 작업한 사운드 스케이프 작업이 음반으로 발매된다. 글_강상훈(스페이스 오뉴월)

실상사와 그 주변에는 아주 많은 소리가 존재한다.
2014년 봄 늦은 저녁, 실상사 너른 터에 도착했을 때 주변의 넓은 논에서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만큼의 개구리소리가 들렸다. 2015년 가을 실상사를 다시 찾았을 때는 황금 들판의 나락 알만큼의 참새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경내에서는 아주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실상사로 들어가는 길, 해탈교, 많은 논, 송림, 화림원의 숲, 실개천, 비닐하우스 등 실상사 곳곳에서 만난 소리풍경을 새겨본다.

글_정만영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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