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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감독 전작모음집 한정판 [총14편]

DVD 김동원 감독 전작모음집 한정판 [총1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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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추가정보

감독 : 김동원 │ 언어 : 한국어 │ 자막 : 한국어/ 영어
화면 : Fullscreen │ 음향 : Dolby Digital 2.0
상영시간 : 631분/ 92분 │ 디스크 수 : 4 │ 지역코드 : 0 │ 등급 : 12세이용가

미디어
: DVD
미디어코드안내
수입구분
: 라이센스
디스크 수
: 4 Disc
지역코드
지역코드안내
제조국
: 한국

상품정보

[작품정보]

감독 프로필
수상
1997년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최우수독립영화상 운파상 수상
2003년 서울독립영화제2003 대상
2004년 성균관대학교 언론문화대상
2004년 선댄스영화제 표현의 자유상
소개
신문방송학 전공. <바보선언>,<서울예수>,<태> 등 이장호, 장선우, 하명중 감독의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방송국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상계동 빈민촌 철거 현장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후 다큐멘터리 감독의 길을 걸어왔고 1991년 ‘푸른영상’을 설립하여 다큐멘터리를 통한 사회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독립영화협의회 의장,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영화위원장,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고 있다.

[SYNOPSIS]

[Disc 1]
*. 야고보의 5월 => 13분 43초
세례의 의미에 관한 단편 극영화. 고3 수험생 기상의 세례명은 야고보이다. 신명축일(세례 기념일)에 즈음하여 종교적, 실존적 고민에 괴로워하던 야고보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할머니는 야고보를 걱정하며 늘 기도하시지만 야고보는 예수의 가르침과 자신의 처지 사이에서 존재의미를 찾지 못한 채 괴로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명축일 아침, 야고보는 한 통의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데 지금은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대부님의 편지이다.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던 대부님은 야고보의 세례식에 대부로 서는 일을 계기로 깊은 고민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야고보는 대부님의 편지를 계기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고 결국 자신만의 고민으로부터 빠져나와 다른 이들을 돕는 기쁨을 누린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 센터 소장이었던 커스턴 신부의 요청으로 제작한 김동원감독의 첫 번째 영화이며 장르는 극영화이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인생과 자신의 존재의미에 대한 실존적 고민을 감성적으로 형상화했으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시선의 확장에서 찾음으로써 종교적 세계관을 넘어선다. 대부님의 편지나 신명축일과 같은 설정에서 종교적 색채가 배어나오기는 하지만 결국 나의 문제에서 나를 둘러싼 이웃, 세상의 문제로 시선을 확장시킴으로써 고민을 풀어가는 기상의 모습에서 김동원 감독의 이후 작품세계를 짐작할 수 있다. 김동원감독의 할머니가 극중 할머니로 출연하였다거나 자신의 사춘기적 경험을 투사했다는 김동원감독의 설명 등을 감안한다면 감독 자신의 자전적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 상계동 올림픽 => 27분 40초
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매스컴들은 역사적인 일인 양 떠들어댔고 국민들 또한 들떠있었다. 그러나 그 외곽에는 올림픽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이 있었다. 올림픽에 오는 외국손님들에게 번듯한 서울을 보여주기 위해 달동네 재개발사업이 시작되었고 이 때문에 상계동 주민들을 비롯한 서울 200여 곳의 달동네 세입자들은 아무 대책 없이 몇 십 년씩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카메라는 ‘우리’의 시점에서 상계동, 명동, 그리고 부천까지 쫓겨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상계동 철거민들의 긴 여정에 함께 한다.
이 작품은 한국 다큐멘터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고 독립영화권의 작품영역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독립 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는 윤리적 교본이 되고 있다. 감독은 86년, 재판에 필요한 자료를 남기려는 천주교 수녀님의 부탁으로 카메라를 들고 상계동을 찾았고 그 곳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일들을 기록하다 상계동에 함께 살게 된 후 스스로 빈민이 되었다. 그리하여 <상계동 올림픽>에는 흔히 생각하는 객관적 시점이 없다. 하루아침에 살던 집을 뺏긴 사람들에게‘객관적 시점’이란‘가진 자의 궤변’에 다름 아니기에 영화는‘우리’의 입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살던 집이 무너지고 아이들의 저금통을 깬 돈으로 마련된 고속도로변 작은 천막촌마저 성화가 지나가는 1분의 시간을 위해 부숴져내릴 때 철거민들은 울부짖는다. 그러나 합판 사이에서 살짝 얼굴을 내미는 아이들의 빛나는 웃음이나 철거가 끝난 후 노래를 부르며 밥을 나누는 주민들의 일상은 가난한 사람들의 힘과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삶의 진로를 바꿀 만큼 청년 김동원을 매료시켰던 상계동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짧은 시간동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존재감없이 살아가던 상계동 주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카메라에 담음으로써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나아가서는 영화가 삶을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다.

*. 벼랑에 선 도시 빈민 => 29분 25초
91년 전셋값 파동 때문에 도시빈민들의 삶은 위태로워졌다. 치솟는 물가와 방세를 감당하지 못한 도시빈민들이 절망 속에서 목숨을 끊는 일이 속출하였고 일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 작품은 전세값 파동으로 목숨을 잃은 13명의 도시빈민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에서 시작된다. 방세 때문에 목숨을 끊는 행위는 중산층 관객들에게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상황일지도 모른다. 감독은‘나약함을 탓할지도 모른다’는 나레이션을 통해 중산층 관객들의 그런 의문까지 감싸안으며 도시빈민의 탄생과 역사, 어려움을 도시빈민의 목소리로 차근차근 설명한다. 경공업 중심의 산업화는 이농현상을 부추겼으며 공장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도시는 노동력은 필요로 했지만 이농민들의 살 곳은 마련해주지 않았고 이농민에서 도시빈민으로 변모한 가난한 사람들은 살 곳이 없어 뚝방이나 산자락에 움막이나 흙집을 지어 악착같이 삶의 자리를 넓혀왔다. 그러나 도시빈민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넓혀진 삶의 자리들은 좀더 넓은 집에서 살려는 가진 자들의 욕심에 밀려 재개발이라는 폭력으로 망가져가고 노동의 댓가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생활은 곤궁해져갔다. 영화는 새벽밥을 먹으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가난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도시빈민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사회 일반의 편견이 얼마나 기만적인가를 고발한다. 잘못된 사회구조 속에서 부자는 절대로 떳떳할 수 없다는 김동원감독의 믿음은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는 가진 자들의 행태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그러나 가난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차별과 무시라는 한탄 속에서도 이웃집 살림을 걱정하는 도시빈민들의 넉넉한 인심은 김동원 감독이 추구하는 공동체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은 김동원감독이 빈민운동에 복무하기 위해 빈민출신 청년 2명과 함께 만든‘빈영상’시절의 첫 작품이다.

*. 하나님 보시니 참 좋았다 => 53분12초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하느님 보시니 참 좋았다’ 창세기 1장의 성경구절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기획한 환경 영화이다.‘창조질서 보전과 공해추방을 위한 시청각교육자료’라는 부제에 맞게 환경파괴의 실상을 다룬 영상을 보여준 후 실천지침?토론주제를 던지는 전형적인 교육물이다. 더럽혀진 공기, 썩어가는 물, 죽어가는 땅, 세 부분으로 나누어 환경파괴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태초의 것 그대로인 듯 아름다운 영상과 처참하게 죽어가는 생명체들의 극명한 대비는 강력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한 환경파괴라는 것이 딴 세상 일이 아니라 세제 한 숟가락, 생활화된 자동차, 일회용품 사용처럼 일상의 사소한 행동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충격은 죄책감으로 이어진다. 충격요법으로 개인의 반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환경문제를 다룬 TV의 시사교양물과 닮은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문제 또한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인간의 노력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종교적이고, 자본의 이해나 제국주의적 야욕과 같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는 정치적이다. 환경문제의 본질과 해결을 위해서 사적인 노력과 사회적 운동을 통일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김동원감독의 선 자리를 가늠하게 한다.

*.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 => 37분38초
영상시대, 미디어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TV는 가정의 중심적 위치에 모셔져있다. TV는 더 이상 단순 가전제품이 아니다. 타잔을 흉내 내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거나 세탁기 안에 들어간 꼬마들 뿐 아니라 드라마 주인공을 따라 옷을 바꿔 입고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어른들에게도 TV는 신처럼 군림한다.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삶과 생활 속에 대중매체가 얼마나 깊숙히 스며들고 있는지를 드라마와 다큐형식을 빌어 살펴보고 있다. 드라마 형식으로 시작하는 1부 <미디어 숲속의 사람들>에서는 TV를 처음 접하는 유아기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TV에 지배당하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장르인 2부 은 한 달간 TV보기를 차단당한 사람들의 상황을 통해‘과연 우리에게 TV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공기와 같은 존재인 TV를 치워버렸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리포트를 통해 TV와 함께 하는 우리의 일상은 이상 없는 것인지 심도 깊은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크리스찬 아카데미의 의뢰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학교나 단체의 미디어교육 수업 교재로 쓰이고 있는데 교육참여자들의 토론을 위해 자신들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여는 프로그램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심도깊은 분석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 행당동 사람들 => 30분 32초
상계동에서 시작된 도시빈민에의 관심이 행당동으로 확장된 작품. 93년, 정부는 98년까지 서울의 67곳에 이르는 달동네를 재개발하여 아파트를 짓겠다고 약속한 후 10여 곳이 넘는 지역에서 도시재개발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정부는 철거민들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와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살 수 있는 임시 거주시설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80년대 상계동에서 그랬던 것처럼 용역깡패를 앞세운 강제철거가 자행되었고 주민들은 인간적인 수모와 멸시를 견뎌가며 삶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했다. 그 곳에서마저 쫓겨나게 되면 주거사정이 더 열악한 변두리 지하셋방을 찾을 수밖에 없고 함께 정을 나누고 의지했던 마을공동체가 파괴되기 때문이었다.
김동원감독이 수많은 지역 중에서도 행당동을 선택한 이유는 천주교 도시빈민사목위원회의 의뢰 때문이기도 했지만 행당동 지역에는 건강한 주민 조직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김동원감독은 행당동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후 재개발이 될 지역의 주민들을 위한 교육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당동 사람들의 이웃을 아끼는 마음과 마을 전체가 한 가족같이 지내는 모습을 보며 상계동에서 시작된 공동체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한 행당동 사람들은 단순히 철거에 반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업이나 일상생활, 교육과정을 꾸려가는 데 있어서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공동체적 방식을 시도했다.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로 판단되어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상황에서 행당동 사람들의 공동체적 움직임은 새로운 사회의 대안이 되기에 충분했다.
또 한 편으로는 당시 빈민단체, 종교계, 학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 입법안을 일반인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도시빈민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 김동원감독은 자신의 꿈이기도 한 행당동 사람들의 공동체를 향한 꿈의 실현을 위해 카메라로 함께 했으며 이 작품은 그 믿음의 기록이다.

[Disc 2]
*.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 => 41분 38초
1989년 3월, 모든 일간지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문익환 목사의 방북 소식은 분단된 조국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충격을 던졌다. 반쪽의 조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른 반 쪽은 지나간 역사책에서나 존재했던 비현실적인 공간이었던 것이다. 김일성 주석과 포옹을 하는 문목사의 사진은 북한이라는 공간을 현실 세계로 끌어올린, 동시대인에게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 작품은 문익환 목사의 방북 뉴스를 시작으로 그가 방북을 하기까지의 역사적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한다. 그 역사란 1~2년도 아니고 10~20년도 아닌, 해방 후 반세기에 걸친 통일운동의 역사이다. 1974년 남북공동성명, 79년 명동구국선언, 80년 광주민중항쟁, 1988년 조성만 열사 할복?투신자살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어떻게 개인사에 투영되었는지, 그리고 종교인 문익환이 어떻게 통일운동가 문익환으로 변모하게 되는지를 꼼꼼하게 짚어본다.
1989년 3월, 결국 문익환목사는 분단의 십자가를 지고 평양을 방문한다. 손을 내미는 김일성주석의 악수를 마다하고 가슴으로 껴안는 문익환 목사의 모습에서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통일지상주의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문목사의 방북은 이후 진행된 민간 통일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문목사 자신은 귀국과 동시에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가 채워진 채 수인이 되었지만 문규현, 임수경 방북, 범민족대회 개최, 범민련 결성 등 민간통일운동의 확산에 불씨 역할을 했다. 이러한 열기에 밀려 정부 역시 남북 고위급 회담과 체육교류 등을 통하여 남북대화에 조금씩 나서게 된다.‘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일이다’라는 제목은 문목사가 지은 책 제목이기도 하며 평생을 통일운동에 헌신한 그의 평생의 신념이기도 하다. 역사 안에서 민족이 하나 되는 것, 분단의 깊은 골이 낳은 상처를 서로 어루만지는 것, 그리하여 자유와 평등이 어우러진 새 세상을 만드는 것, 갑작스런 타계로 꿈은 좌절되었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통일운동의 이정표로 남아있다.

*. 명성 그 6일간의 기록 => 74분 40초
이 작품은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6일간의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관한 기록이다. 6월 10일 밤, 경찰에 쫓겨 명동성당에 우연히 모이게 된 수백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농성을 벌이게 되는 과정, 농성대의 갈등과 희망, 그리고 그 농성을 둘러싼 당시 정치적 상황들이 풍부한 자료화면과 증언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이 특히 주목하는 점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나날이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명동성당 농성이 왜 그렇게 갑작스레 해산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정부 뿐 아니라 당시 재야 운동지도부인 국민운동본부와 서울지역대학생협의회, 그리고 농성대를 보호하던 명동성당 측은 한결같이 농성대에게 해산을 종용하였고 결국 농성대는 치열한 토론과 3차 투표 끝에 해산하게 된다. 하지만 그 해산과정은 아직까지 아쉬움과 석연치 않은 의문점들을 남기고 있다. 97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6월 항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명동성당 농성투쟁의 전개와 해산과정을 통해 그 6월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97년에 맞는 운동의 침로를 모색하고 있다. 97년은 10년 전처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었고 한총련을 비롯한 재야운동권의 도덕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던 시점이었다.‘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경구처럼 이 작품은 현재적 시점에서 10년 전 사건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가난의 문제에 천착했던 김동원 감독이 6월 항쟁이라는 정치적 사건을 다뤘다는 것, 그리고 작품의 정서 면에서 이 작품은 전작들과는 차이를 보인다. 전작들이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 다큐였다면 이 작품은 농성 참여자들의 과거와 현재를 꼼꼼한 고증을 통해 담아내고 있을 뿐 아니라 냉정하고 논리적인 자세로 논쟁을 유발한다. 그것은 아마 대상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실패한 사건, 혹은 기만당한 역사적 성취는 김동원 감독이 포용하거나 함께 해야 할 대상, 즉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극복하거나 탈신화해야 할 기억인 것이다. 역사를 다루는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작가들에게 텍스트가 될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또 하나의 세상(행당동 사람들2) => 41분 40초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은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등불같은 희망이 된다. 이 작품은 공동체 건설이라는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리고 김동원 감독 자신에게 그런 등불같은 희망의 의미를 지닌다. 87년 상계동에서 시작된 지역 공동체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못했다. 상계동의 감격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상계동 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서도 지역민들은 철거투쟁보다 더 힘든 일상을 견디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져갔다. 행당동은 희망했다 좌절하기를 거듭했던 김동원 감독이 94년에 발견한 꿈의 보루였다.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왁자지껄 떠들며 웃는 아주머니들, 양미리 굽는 냄새…. 행당동 사람들은 김동원 감독에게 '우린 공동체를 지향한다. 우리에겐 10년 계획이 있다'는 말을 했고 김동원 감독은 반가움 반 의심 반으로 그들의 시간을 기록한다. 공동체 건설을 위해서는 철거투쟁보다 몇 배나 큰 헌신과 물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실패 속에서 알고 있었기에 행당동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행당동 사람들은 김동원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한 가구의 낙오도 없이 가이주단지에 입주하여 송학마을이란 간판을 달았다. 그리고 생산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을 연이어 창립하며 공동체의 기반을 착착 닦아내고 있었다. 이 작품은 다른 철거지역에 희망을 주기 위해, 그리고 감독 자신이 스스로의 희망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희망을 주려는 기획의도에 의해 갈등의 분위기는 편집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 이러한 결정이 기록영화의 재미를 반감할 수는 있겠지만 <상계동올림픽>에서 그랬던 것처럼 김동원 감독은 객관이라는 이름으로 멀찍이 거리를 두기 보다는 지금, ‘우리’가 선 자리에서 찾아야할 희망을 위해 ‘우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동원 감독이 공동체를 갈망하는 이유는 그것이 철거민들에게 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김동원 감독의 낙관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 작품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믿음을 세상에 던진다.

[Disc 3]
*. 한사람 => 49분
서 로베르토 신부의 삶의 궤적들을 살펴보며 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정신의 폭과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서로베르토 신부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많은 외국 선교사 중에서도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1964년 29세의 나이에 한국에 와서 2000년 7월 65세를 일기로 작고할 때까지 그는 가난과 독재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의 주변에서 철저히 민중들과 함께 했다. 그는 맑스와 트로츠키에 정통하고 노자와 불교서적을 원전으로 읽을 정도 학식이 풍부한 반면, 철저히 가난정신을 실천하고 권위주의를 싫어했던 자유인이었다. 또 유머가 풍부해 늘 주변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고 돋아나는 새싹에 감동하는 여린 심성을 지니기도 했다. 나서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민주화 투쟁의 한 가운데에 서 있진 않았지만 빈민, 노동, 인권, 장애인 등 거의 모든 운동단체에 후원을 하고 집회마다 찾아다니며 우두커니 지켜보는 일을 자신의 최소한 지켜야할 참여의 의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알콜중독이라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고 비타협적 성격 때문에 교회 안팎의 많은 사람들과 마찰을 빚으며 좌충우돌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한 개인을 특화시키는 작업은 피하고 싶었던 김동원 감독이 서신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건 서신부라는 인물의 이러한 복잡다단한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에는 서신부와 관계 맺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와의 기억을 이야기 한다. 좋은 기억 뿐 아니라 알콜중독에 고집이 셌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한국 현실에 분노하고 싸웠는가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르쳐준다. 서신부를 바라보는 시선 뿐 아니라 남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인간 중심적이다. 그리하여 서 신부라는 일 개인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했던 어떤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진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작품은 김동원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상영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김동원 감독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철권가족 => 11분07초
온 가족이 둘러앉아‘철권’게임을 한다. 아이가 원해서 게임기를 샀지만 이제는 가족 모두의 놀이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누가 원해서 게임기를 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5명으로 구성된 가족은 비디오게임‘철권’에서 서로 좋아하는 캐릭터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비디오 게임의 역효과를 걱정하는 어른들의 우려와는 달리, 영화 속 일가족은‘철권’을 통해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하고, 각자의 스트레스도 날려버린다. 철권을 매개로 하여 들려오는 가족의 이야기는 따뜻하며, 해체된 가족 사회에서 찾아야 할 가족의 근본적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영화감독 아버지는 카메라를 들고 아들, 딸, 그리고 아내에게 질문을 던진다.‘철권’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누구를 좋아하는 지에서부터 서로에게 갖는 불만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가족들은 카메라 앞에서 상당히 자연스럽다. 찍히는 사람과 찍는 사람 모두 카메라는 익숙한 존재다. 아이들과 아내를 촬영하며 카메라는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어느 때는 맘에 들지 않는 세상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서로가 갖고 있는 불만 사항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 작은 행동은 평소에 열지 않았던 마음을 살필 수 있는 맑은 창문이 된다.‘카메라’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담스럽게 만들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발견할 수 있는 무엇을 제공하는 듯이 보인다. 철권가족은 그렇게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로 카메라와 대화에 대한 묵직한 남김을 알려준다. 또한 보는 이들에게 ‘나도 카메라를 들고 저런 걸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찍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이다.

*. 종로, 겨울 => 18분 52초
2003년 겨울, 서울의 한 길거리에서 얼어 죽은 중국동포를 통해 본 우리사회의 차별 이야기. 2003년 12월 어느 날, 밀린 월급을 받으러 갔다 오던 중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 혜화동 거리에서 동사한 중국 동포 김원섭 씨. 그는 당시 기독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재외동포법 개정과 강제 추방 중단을 요구하는 농성 중이었다. 길을 잃은 그는 밤새 추위와 굶주림에 떨며 119와 112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구조의 손길은 닿지 않았다. 다음 날 새벽, 그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경찰서는 바로 지척에 있었다.
김동원 감독이 한 줄 뉴스로 사라져간 이름모를 이의 죽음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게 된 건 우연이 만든 회환 때문이었다. 김원섭 씨가 추위와 굶주림에 죽어가던 그날 새벽, 김동원 감독은 혜화동 근처에 있었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지척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에 김동원 감독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그 비극은 개인적 앙금으로 남았고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무관심과 차별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영화화되었다.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은 이주노동자 차별과는 또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미국이나 유럽에 사는 동포들은 환대하면서도 중국동포들은 외면하고 싶어한다. 동북공정에 대한 이야기로 민족혼을 불태우고 만주땅을 되찾자며 애국심을 확인하면서도 정작 우리들은 그 땅에 사는 동포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저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 중에 얼굴만 닮은 사람들일 뿐이다. 조국에 대한 믿음과 코리안 드림에 빠져 한국을 찾은 중국동포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그리고 임금체불에 시들어간다. 경찰이, 길 가던 행인이, 조금만 관심을 가졌으면 살아있을 김원섭씨가 마지막 순간에 떠올렸을 고향산천이 오버랩되는 순간, 우리들은 안락한 우리의 자리를 죄스러워하게 된다. 그 마음은 김동원 감독이 느꼈을 죄책감, 인간적인 미안함과 같을 것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은 20년 경력의 독립영화감독의 행보는 이렇게 조금씩 넓어져간다.

*. 끝나지 않는 전쟁 => 58분 56초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 63년이 지났다. 그러나 일본군이 만든 ‘성노예 제도’에 강요당했던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며, 전쟁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네덜란드 여성인 얀 루프 오헤른 및 중국의 웨이 샤오 란 그리고 필리핀과 한국 등 일본군의 피해를 받았던 나라의 많은 여성들이 어린 나이에 일본군이 만든 ‘성노예 제도’의 피해를 받았다.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일본군 성노예’ 가 된 여성은 어림잡아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피해의 수까지 포함하면 13개국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감독의 이번 새 작품은 인권 침해라는 기본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 다큐멘터리는 63년간 숨겨진 공포와 슬픔 속에 살아야 했던 다섯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에 해방될 날을 만들, 일본의 공식적인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Disc 4]
*. 송환 => 148분 09초
1992년 봄, 김동원 감독은 우연한 기회에 비전향 장기수 두 사람을 자신이 살던 동네 봉천동에 데려온다. 낯설고 두려웠던 노인들과 감독의 10년에 걸친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한 동네에 살면서 김동원감독은 정이 많은 조창손과 가까워지고 이들의 일상을 꾸준히 카메라에 담는다. 하지만, 아버지같은 모습에 친근감을 느끼다가도 야유회에서 거침없이‘김일성 찬가’를 부르는 모습에선 여전한 거부감을 확인하기도 한다. 다양한 면모의 장기수들을 만나면서 감독은 이들의 송환 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하지만 분단의 장벽에 막혀 무위로 돌아간다. 도리어 허가없이 영화 제작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장기수 할아버지들과의 친밀감은 두터워지게 된다. 1999년부터 본격적인 송환운동이 시작되고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과 함께 송환 운동은 급물살을 탄다. 송환이 현실이 되자 남쪽이 고향인 장기수들, 옥중에서 전향을 해서 북으로 갈 수 없는 이들, 결혼을 발표하여 동료들의 비난을 받는 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갈등 상황이 빚어진다. 송환을 앞두고 조창손은 30년 전 체포되었던 울산을 찾아가 죽은 동료의 넋을 달래고 그의 가족에게 전해 줄 흙 한 줌을 퍼 간다. 그리고 비전향장기수 63명은 2000년 9월 2일 북으로 송환된다.
이 작품을 설명하는 데에는 많은 숫자들이 필요하다. 송환된 장기수들의 총 수감 기간 2045년, 10년의 촬영 기간, 500개의 테이프, 800시간의 촬영 분량.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지만 이 작품은 편안하다. 철저하게 감독의 시점을 따라가다보면 호기심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할아버지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웃이나 친구로 정을 쌓아가고 감독을 아들처럼 생각하며 카메라에 익숙해진다.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관객들 또한 영화에 젖어간다. 영화는 첨예한 정치적 문제를 제기하거나 체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은 자신에게 내면화돼 있던 레드 콤플렉스와 흑백 논리를 재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제작에 걸린 12년이라는 시간마저 장기수들의 시간의 무게에 대한 카메라의 예의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은 카메라의 시간이 역사적 시간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에 대한, 혹은 왜 결국 만날 수 없는가에 관한 뼈아픈 고백이다. 또한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역사와 함께 해온 김동원 감독이 세상에 보내는 종합선물이다.

SPECIAL FEATURES
[Disc 4 : 송환]
- 촬영 뒷담화 : 김동원, 김태일, 정창영 오디오 코멘터리
- 송환 이후.. 관객과의 대화 : 관객들이 김동원 감독에게 던진 9개의 질문
- 장기수 선생들이 본 송환
- 선댄스 영화제 표현의 자유상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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