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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브라더빅쇼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 블루스브라더빅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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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블루스브라더빅쇼 (BRASS EDIT) (WITH 인우) 블루스브라더빅쇼 (BRASS EDIT) (WITH 인우) 듣기
002 우리 잘해보자 (WITH FELIX SLIM) 우리 잘해보자 (WITH FELIX SLIM) 듣기
003 최과장 블루스 (WITH 강예영) 최과장 블루스 (WITH 강예영) 듣기
004 한국대중음악상 (WITH 딥플로우, 박근홍) 한국대중음악상 (WITH 딥플로우, 박근홍) 듣기
005 OUR HAPINESS (WITH RICK SHORTT, DANNY WILLAMS, FEDORICO SAMUEL, LAKHAN) OUR HAPINESS (WITH RICK SHORTT, DANNY WILLAMS, FEDORICO SAMUEL, LAKHAN) 듣기
006 STARLIGHT (WITH 호란, DOMINIC JUN, TK) STARLIGHT (WITH 호란, DOMINIC JUN, TK) 듣기
007 NO MORE WORRY BLUES WITH LUCIOUS SPILLER NO MORE WORRY BLUES WITH LUCIOUS SPILLER 듣기
008 인생은 아름다워 (CCM) (WITH 이기리) 인생은 아름다워 (CCM) (WITH 이기리) 듣기
009 블루스브라더빅쇼 (DELUXE EDIT) (WITH 36 BLUES MEN) 블루스브라더빅쇼 (DELUXE EDIT) (WITH 36 BLUES MEN) 듣기
미디어
: CD
미디어코드안내
수입구분
: 라이센스
디스크 수
: 1 Disc
제조국
: 한국

음반정보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 블루스브라더빅쇼

익살스레 위로를 건네는 블루스

유튜브 덕분에 전설처럼 회자 되던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협연을 듣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막상 네임드가 모여 나누는 연주를 모니터로 보고 있자면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예상대로 깜놀의 연속인 연주에 감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어색한 연주도 많고 심지어 엉뚱하게 틀리는 때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대 위 거장들은 이런 실수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 싶다. 아니 바로 그 순간조차 즐기는 모양새다.

화면 너머까지 그 흥이 전달되는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거장 Albert King이 이제 막 떠오르던 신예 Stevie Ray Vaughan의 빼어난 연주를 무아지경으로 바라보다 엉뚱한 코드를 짚으며 웃는 장면처럼 말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라면 이런 실수조차 즐기는 아티스트를 보며 더 큰 매력을 느꼈으면 느꼈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다. 더군다나 그가 연주하는 음악이 블루스라면 더더욱 말이다.

왜냐구? 블루스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간의 목소리와 목소리, 손과 손이 마주치며 생기는 오차와 틈 사이 울림을 사랑하는 음악이다. 블루스는 열두 마디로 구성된 정확한 패턴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블루스 라이브를 악보로 옮겨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화성에 놀랄 거다. 복잡한 음악 이론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블루스가 완벽하게 구조적이거나 일관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한 최소한의 음악적 언어가 열두 마디 형식인 것이지, 모두의 블루스를 똑 고르게 만들기 위해 열두 마디 형식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형식에 목매지 않고 블루스맨의 기분, 느낌, 현장 분위기 따라 얼마든지 바꿔 연주하는 음악이 바로 블루스다. 사람의 이야기나 목소리가 언제나 기계처럼 같은 게 아닌 것처럼.

목소리의 떨림을 흉내 낸 블루스 기타의 벤딩, 정확한 음이 아니라 음과 음 사이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슬라이드 주법은 그런 면에서 가장 블루스다운 연주 주법일 거다. 블루스는 그것이 목소리와 기타건, 손벽과 블루스하프 둘 이상의 소리가 만나 어우러지며 끊임없이 음악적 수다를 떠는 열린 음악이다.

블루스맨 최항석의 두 번째 행보가 담긴 [Blues Brother Big Show]는 블루스라는 형식 안에서 수많은 친구를 초대해 함께 놀아 제치며,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이 게스트(최항석의 표현으로는 ‘브라더’)와 함께 한 판 즐겨보자는 인상을 준다. 앨범을 여는 ‘블루스브라더빅쇼’는 강렬한 브라스 위에서 점프 블루스의 정서로 가득하다. 매끄럽게 치고 빠지는 기타 릭 위에서 부기우기 스타일의 피아노, 드럼, 트럼본이 짧은 솔로까지 치고 빠지면서 흥을 돋운다. 청자들은 어느새 엉덩이를 흔들고 있는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미국 멤피스에서 녹음한 ‘우리 잘해보자’는 이 앨범이 전하고픈 정서에 함뿍 젖어들게 해주는 노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Felix Slim의 어쿠스틱 기타와 최항석의 일렉트릭 기타가 만나고, Felix의 목소리를 최항석의 기타가 받아치고, 최항석의 목소리를 Felix의 블루스하프가 받아준다. 서로에 대한 음악적 신뢰 위에서 장난기 가득한 연주가 펼쳐지는 셈이다. 그런데 이 장난은 때론 도발적이지만 절대로 상대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신 익살스럽고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샐러리맨의 찌든 삶을 노래하는가 싶던 ‘최과장 블루스’도 강예영이 분한 딸(실재 보컬리스트 강예영의 아버지도 최항석과 동갑이라고 한다)의 목소리가 등장하면서부터 분위기가 반전된다. “아빠 힘내세요”라는 살가운 코러스에 “용돈 떨어졌냐”는 대답이 나오는 순간, 누구나 웃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지친 현실을 헤치고 살아가는 모두가 그저 “우리 아빠 최과장 블루스”라고 말한다. 로킹한 ‘한국대중음악상’도 큰 틀에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딥플로우가 “아무도 모르겠지만 우린 쭉 스페셜리스트”라고 쏘아붙이면, 최항석이 “돈은 안되는 상”이라 한탄하지만, 곧 박근홍이 “그래도 내게는 너무나 소중해”라 노래하는, 힙합, 블루스, 하드록 세 아저씨의 꽁꽁하지만 주체 못할 흥을 들으며 어떻게 저버릴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 딥플로우와 박근홍은 어떤 장르에 가져다 놓더라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 낭중지추 같은 아티스트임이 확인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떤 장르에도 열려있는 블루스의 힘도.

해먼드 올갠 연주 위로 멤피스 블루스맨들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Our Happiness’는 함께 한 뮤지션 각자가 느끼는 행복과 사랑을 한 자락씩 풀어낸다.

짧은 이야기가 더해질수록 노래를 감싸는 그루브는 더 출렁인다. 블루스 특유의 소박한 철학이 담겨있다고나 할까? 곡 말미에는 올갠과 베이스 연주 사이로 강렬한 색소폰 솔로가 잊을 수 없는 순간마저 제공한다. 시치미 뚝 뗀 블루스의 활기가 넘실대는 앨범 중간, 예상치 못한 진한 소울 사운드 역시 청자의 마음을 크게 흔들 것이 분명하다. 바로 보컬리스트 호란과 기타리스트 도미닉 준이 최항석과 만나 길어낸 ‘Starlight’다. 감히 2020년의 듀엣, 슬로우 템포 소울이라 강력 추천한다.

걸걸한 최항석과 호란의 매끄러운 목소리와 만나는 순간의 울림, SRV의 ‘Lenny’의 톤이 연상되는 울먹거리는 일렉트릭 기타와 도미닉 준의 맑은 어쿠스틱 기타가 자아내는 울림, 피아노와 올갠이 겹치며 증폭되는 감정은 단순하지만 잊을 수 없는 하모니다.

멤피스에 위치한 Stax 레이블(이 레이블 본사 건물은 현재 ‘멤피스 로큰롤 앤 소울’ 박물관이 되어 있다)에서 쏟아져나왔던 짙은 소울 스타일이 연상되는 ‘Starlight’, 깊게 남는 노래다.

난 앨범에서 엄인호와 협연했던 ‘푸들푸들 블루스’를 이번에는 Lucious Spiller와 함께 ‘No More Worry Blues’라는 제목으로 다시 불렀다. 시청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 아티스트 소개 팝업이 걸리기도 했던 미국 미시시피 주 클라스데일 시티 대표 블루스맨 Lucious Spiller과의 만남은 이번 앨범에서도 가장 블루스다운 블루스 넘버로 기억된다.

앨범을 닫는 노래는 36명의 연주자가 자신의 기량을 자랑하는 15분짜리 잼, ‘블루스브라더빅쇼’(디럭스 버전)다. 엄인호, 김목경, 이경천, 이중산 등 선배부터 노병기, 최우준, 타미킴, 김규하, 최만선 등 현재 한국 기타의 중추까지, 보컬리스트 제니스, 아리엘, 임윤정, 조용훈이 각자의 개성 있는 노래로, 퍼커션, 해먼드 올갠, 베이스, 드럼의 솔로가 총출동한다. 참가 연주자 하나하나가 들려주는 제각각의 매력 가득한 릭과 톤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귀가 호사하는 기분이다. 이 잼을 듣고 나면 어째서 앨범 제목이 [Blues Brother Big Show]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호감 가는 동료에게 용기 내서 맥주 한 잔 같이 나누자고 말하는 용기를 얻고 싶은 당신, 맥주잔 사이로 어색한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이는 사이에 어느새 낯섦이 친구로 발전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음악으로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자신있게 함께 나누고 싶은 앨범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새 마음의 거리두기가 될까 두려운 당신에게 건네는 블루스의 익살스런 위로, [Blues Brother Big Show].

2020년 10월의 어느 밤,
조일동 (음악취향Y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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